아직도 가야할 길

그녀가 내게 책을 권하며 얘기했다. 책을 읽으며 맘에 드는 문구는 표시를 하는데, 이 책엔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왜냐고 했더니 형광펜으로 색칠하면 책이 온통 도배될것 같아서.
글 하나하나가 맘을 꼭 집어내서라고.

칼융의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표현대로라면, 신경증(노이로제)이란 마땅히 겪어야할 고통을 회피한 결과다.
......
왼쪽 어깨에 짊어진 죽음이라는 두려운 존재와 당당히 직면할 마음이 없다면 죽음이 주는 지혜로운 교훈을 스스로 버린 결과, 명쾌하게 살거나 명쾌하게 사랑할 수 없다.
......
사랑에 빠져 성행위를 할 때 수반되는 일시적인 자아 경계의 붕괴는, 참사랑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헌신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일생동안 사랑한 후에야 맛볼수 있는 보다 지속적이고 신비한 황홀감을 미리 조금 맛보게 한다. 그러므로 사랑에 빠지는 것은 참사랑을 향한 동기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의 심리를 논리정연하게 얘기하는 것은 늘 매력적으로 보이고, 우리가 마주치는 여러 문제들의 해결책이 되어 줄 것만 같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책들에 반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사랑에 빠지는 것, 그 감정이 지속될 수 없음을 알지만, 머리로는 알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들에겐 얼마나 무의미한 얘기인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알아가는 것.
알아야 할 때 알게 되는 것.
풋내기 청춘들이 사랑에 빠질 때 이건 머나먼 여정의 일부일 뿐 지금 감정이 지속적이긴 힘들꺼야...라며 서로에게 말하는 모습을 상상하긴 싫다.
그저 넘 늦지않게만 알게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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