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요다'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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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 너 샘이 찾던데" 라며 친구가 전해온 선생님의 호출, 그닥 기분이 좋을리 없습니다. 제 기억속엔 교무실이란 끌려갔다..하면 일단 엎드려서 시작했던 기억이 대부분이니까요.ㅋㅋ 남고였던 우리 학교는 꽤나 체벌에 둔한 곳이었죠. 지각이라도 할라치면 그날 하루는 복도에서 시작, 지나가는 모든 ..거의 모든~~ 선생님들의 "또 너냐!!"와 더불어 하루가 끝나는 경우가 많았었죠.


anyway, 오늘 제가 하려는 얘긴 이게 아니니까 삼천포로 빠지기 전에 추스려야겠네요.
 요즘 다니고 있는 학원이 있는데요. 그닥 국어도 제대로 떼지 못한 제겐 조금 버겁긴 하지만, 언젠가는 '고군'님처럼 지구별 여행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영어를 배우는 중이에요. 그런데, 무언가를 공부한다는게 쉽지가 않네요. 머, 원래 공부하는걸 좋아하는 스탈도 아니고, 게다가 요즘들어 이런저런 회사일에 치이다 보니 소홀해지기 일쑤에요. 그래서..'아놔, 어카지?..정신 좀 챙기자!! 린다야!!' 하고 제게 얘길해봐도 도통 몸과 머리가 말길을 알아 먹지를 못하네요. 덕분에 영어공부도 역시나 스트레스가 되버릴꺼 같은 불길한 느낌이랄까.(그래도 나이먹고 공부하는데 강제가 아니라 재밌어서 해야되지 않나..하는게 제 생각이거든요.^^)
 그랬던 차에 학원 E.T.가 그러더군요. 집에 가지말고 남으라고 ㅡㅡ;; 같이 수업듣는 대니얼은 native class로 옮겨도 괜찮지만 린다는 좀 부족한거 같다는 얘길하더군요. 이미 제 자신도 알고 있는 얘기지만 다른 이의 입을 통해 '확인'하는 건 언제나 유쾌한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그 상대가 선생님이라면 조금은 쉽게 납득이 가는 건 왜일까요?
 근래 누군가에게 충고를 듣는 일이 부쩍 줄었어요. 회사에선 충고라기 보단 대부분 명령에 가까운 얘기가 많고, 어느새 굵어진 머리 때문인지 결혼하라는 것 빼곤 별 다른 참견을 하지 않으시는 부모님도 그렇구요. 꽤나 타인의 조언에 귀기울인다고 생각해왔던 내 모습은 어느새 많이 변해버린 것 같기도 해요. 마치 귀에 고성능 필터기를 달아둔 것 처럼, 겉으론 듣는 척하며 깊게 생각하지 않는 못된 모습이(제가 잴 싫어하는 스탈인데.ㅡㅜ) 제 모습과 오버랩되어 보이는 거죠.
 스스로를 객관화시켜 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인 듯 해요. 게다가 타성의 힘과 적절한 자기 합리화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그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자신을 알아채기 힘들죠. 마치 끓는 물 속에 태연한 개구리 처럼요. 물론 앞서 말한 '누구에게나'에 '난 ..해당되지 않아!!'라고 얘기하는 분이 있다면 패쓰~~!! 어쨌든, 제겐 너무나 어려운 일이랍니다. 그럴때면 선생님의 따끔한 가르침이 유난히 그립네요. 작년 이맘때, 취직했다고 보고도 드릴 겸, 은사님과 식사를 할 때 '나태'에 대해 당부하던 말씀도 떠오르구요. 선생님께선 이미 알고 있었나봐요. ㅋㅋ 벌써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근무한지 1년이 넘었어요. 작년 10월 23일, 울산 시외버스터미널에 작은 가방하나 달랑 들고 도착했으니, 이 곳 생활은 딱 1년이 된거죠. 익숙해진 만큼 나태해진 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잘못을 모르는 것 보단 아는 것이 낫고, 알기보단 행함이 낫다고 하니 지금 제 꼬라지가 바닥은 아니겠죠?ㅋㅋ
오늘 도올선생님의 칼럼 중에서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에 대한 평이 있더군요.
“자로는 좋은 가르침을 듣고 미처 실행치 못했으면, 행여 또 다른 가르침을 들을까 두려워하였다(子路有聞, 未之能行, 唯恐有聞).”
그만큼 자로는 실천함에 있어 뛰어났다는 얘긴데...좋은 가르침을 들었으니 실행하는 것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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