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내가 나를 안으면...





언제인가 힘들어 하는 친구를 안고서 등을 토닥일 때, 그의 넓은 어깨가, 양팔에 넘칠만큼 든든한 그 어깨가 들썩일 때 난 한편으론 못되게도 내 생각을 했다. 난 나를 이렇게 안아준 적이 있었던가. 내 어깨가,내 가슴이 얼마만큼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지하철에서 지친 몸을 빈자리에 구겨 넣을때면 비좁은 듯 물러가는 왼쪽사람의 어깨와 오른쪽 사람의 어깨 사이 만큼이라는 것 정도만 알 뿐.
난 나를 안을 수 없고 결국 다른 누군가의 따뜻한 가슴이 필요한데 가끔은 그럴수 밖에 없음이 싫다. 그냥 홀로 나를 안고 나를 달래고, 토닥토닥 괜찮다며 그렇게 그렇게 .....
내가 얼마나 작은지, 약한지, 그런 나를 내가 양팔 가득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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