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꺼낸 이어폰



가방 속에서 꺼낸 이어폰과 방심의 틈을 타고 쓰나미처럼 터지는 업무량의 공통점은?
꼬여 있다는 거.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음악이 들을까 하는 마음에 가방 속 모퉁이에서 꺼낸 이어폰이 위에 그림처럼 실타래 마냥  꼬여있으면
심란하기 그지없다.
홧김에 한쪽으로 나온 녀석을 쭈욱 잡아당겼다면.....백프로 더 꼬인다.
갑자기 우울해지는 맘에 음악은 무슨 음악. 몇 코스도 되지도 않는데라며 집어넣기 일쑤다.
하지만 무슨 가방이 요술가방도 아니고 거기 넣는다고 담에 꺼낼 땐 풀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그런 생각에 다다르면 주섬주섬 꺼내들고 한참을 노려본다.
그리곤 당겼던 줄을 조금씩 밀어넣기도 하고,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때론 묶음을 풀기도, 한쪽으로 당기기도 하며 한참을 끙끙대면 ...... 의외로 이게 노래 듣기보다 더 잼있다.

매년 5월은 한가하기 그지없는 때였건만 올해는 국물도 없다.
직장인의 대부분이 하루 일과의 75% 정도를 보고서 작성으로 보낸다고 하는데, 이건 머 150%씩 시간을 들입다 부어도 끝이 안보이는 것 같다.
아니 ...그랬었다.
그런데, 요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머 마려운 머 마냥 몇 날을 끙끙대며 숫자 맞추기 놀음을 했더니 풀리긴 풀리더라.
이제야 해치워야 할 일의 첫 단추를 끼웠을 뿐인데......의외로 이게 재밌는거다. 그것 참. 이건 머 변태취향인가 싶었다.

어서 어서 이 꼬인 이어폰 줄을 풀어서 이쁜 오월이 가기전에 노래 한곡이라도 들을 수 있길 애써 바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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