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전화



벌써 금요일이네요. 올듯 말듯 망설이던 비가 잠깐 지나가고 난 뒤로 어느새 찬바람이 따라 붙었더군요.
평소처럼 이불 걷어차고 자던중 새벽녘 휘잉~~~부는 바람에 소스라치게 놀라서 깼더랬죠.
이거 이거 이러다 가을도 없이 겨울 오는거 아냐 ㅡㅡ;; 이러면서 포스팅 중이에요. 사실 요렇게 맘 편하게 글 쓰고 있지만 오늘은 회사에서 작은 사고를 쳤습니다.ㅋㅋ그것도 남들은 아무도 모르고 저만 속앓이하는
사건의 전말은 이랬죠.

우리 회사는 여느 전도유망, innovative하고, 유니크한 회사와는 다르게 보고를 위한 보고, 준비를 위한 준비, 결재를 위한 결재 등이 주요 업무를 이루는 보수적인 회사에요. 진정한 매너리즘을 느껴보고 싶다...는 분은 이쪽으로 ㅎㅎ 
오늘도 어김없이 여러부서들의 자료송부요청을 하고, 각각의 자료를 모아서 버릴건 버리고 알맹이가 없지만 알맹이가 있는듯 ^^ 멋진 보고자료를 작성 중이었죠. 정해진 시간까지 보내줘야 할 내용이어서 조금 정신이 없던 와중에 그리 시급하지 않은 일로 저를 호출하는 윗분이 있었어요.(예를들면 이런거죠..자네 1층 화단에 나무 봤나? 노랗게 말라거던데 왜 그런지 알아보고 결과보고하게~~)ㅜㅜ..제가 물론 회사 건물관리까지 같이하긴 하지만 ..나무 한그루 역시 회사의 중요한 자산이긴 하지만. 이 바쁜 와중에 이게 모냐구요.
그렇게 몇번 호출을 당하곤..이거 머 어디다가 신세한탄할 데도 없고, 같이 일하는 동기와 뒷담화를 주고 받았죠. ㅡㅡ...이 때 절 퐝당하게 한게 바로 요 녀석이에요.
 

 이름은' 빨간전화' (이름 좀 웃기지 않나요?)
간단하게 사내 인스턴트 메신저로 쓰는 프로그램이죠.
각각의 아이피별로 대상을 만들어주고 클릭 한방으로 메세지도 보내고, 여러파일을 한꺼번에 보낼 수도 있는 편한 녀석인데요. ㅠㅠ 이 편리성이 그만
 


 평소엔 요렇게 시스템 트레이에 떠있죠. 저기 보이는 빨간전화를 클릭하면 쫘악~~~하고 같은 네트워크상의 사용자들을 보여줘요.
 

 옆에 보이는 모습처럼 보여주는 거죠. 그럼 제가 펀펀데이님 한테 보낼 파일이 있으면 이름만 클릭하고 위에 있는 창에 파일 첨부해서 전송~~~하면 순식간에 ㅡㅡ;; 재고의 여지없이 날아가는거죠.

동기녀석과 몇마디 주고받던 중 다른 분이 보낸 파일이 있어서 그 파일을 받고, 다시 동기녀석에게 말을 건다는..그만 실수를 해버렸어요.

그런 경험 혹시 있나요? 전 미페이님한테 펀펀데이님이 새로 들여온 상품의 흉을 보려던 중인데 손은 무의식중에 펀펀데이님의 이름을 클릭한거죠.

그렇습니다. ㅜㅜ 제가 보낸 윗사람의 뒷담화가 동기가 아닌 윗분에게 보내진거에요.



ㅇ니멀ㄴㅇ르,.ㅊㅌ퍼카.ㅓㄱㅇㄻ;ㅁ닝랑ㄴㅁ.를 ...ㅠㅠ 살짝 패닉모드였답니다. 이미 버스는 떠난 뒤고, 멍하게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죠. 그러다 혹시나 싶어서 동기에게 전화를 걸었답니다.
"어..그....있잖아..... 혹시 ㅇㅇㅇ팀장님 어떠셔..머 그 표정 변화 같은 거라든지, 심기가 불편해 보인다든지 그른거 없어????????" 라고 물었죠. 그랬더니 "엥?? 왜?? 몰라.. 한 30분전에 나가셔서 아직 안오시넹."

:D 냅다 아래층으로 뛰어갔죠.

다행히도 모니터엔 제가 보낸 메세지가 아직 두둥~~ 떠 있더군요.

그래서...스윽...삭~~ ^________^ ㅎㅎ

ㅎㅎ. 결국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쩌어~~기 절벽 밑으로 꼬꾸라졌다가 올라온 기분이네요. ㅋㅋ
이웃분들은 뒷담화...그거 아예 하지 마세요.ㅡㅡ; 그건 힘들겠죠. 그럼 메신저 사용은 항상 주의!! 보내기 버튼 누르기전 항상 확인~~~~!!!!!

그럼 다들 즐거운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위에 적힌 위험성을 감수하고 빨간전화 사용하실 분은 아래 첨부된 파일 사용하세요. ^^

xpopup.e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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