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노동자들이 잊고 있는 것, 운동

원문 : 김창준님의 글http://agile.egloos.com/1625416

 

구글은 업무 시간 중 직원이 개인적으로 운동하는 것을 1시간 30분까지는 업무 시간으로 인정해 준다고 합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직원들이 업무 관련 스터디를 하거나 교육을 받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인색한 회사가 많은 것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운동을 단순히 직원 복리후생 차원에서 보지 않습니다. 적당한 운동은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모두 인정하는 운동의 장점을 몇가지만 들자면:

  • 스트레스 해소로 업무상 인간 관계 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 건강이 좋아져서 좀 더 활기차게 업무를 할 수 있다
  •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감이 증가해서 업무 효율도 좋아질 수 있다
등이 있겠지요. 하지만 또 있습니다.머리가 좋아집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 Last year, using brain scans called functional MRI, his group showed in two experiments that increases in cardiovascular fitness in humans increased the level of activity in the part of the brain associated with successful task completion. ... "This involves short-term working memory, multitasking. These kinds of abilities get the biggest boost," Kramer says. That's significant because fitness seems to confer a wide range of benefits on the brain's functions. In contrast, practicing a specific mental exercise, such as a memory exercise, will help your memory but won't lead to improvements on other mental tasks, such as balancing your checkbook.

라고 합니다. 요약하자면, 운동을 하면 뇌에서 성공적으로 작업을 완수하는 데 관련된 부위들의 활동 수위가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뇌에 산소 흐름이 증가해서 새 세포가 성장할 수 있게 작은 혈관을 형성하도록 하고, 도파민, 세로토닌, 노레피네프린 등 인지적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는 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특히 단기 작업 기억, 동시 다중 작업 등의 기능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반면에 기억 훈련을 하거나 수학 문제를 풀거나 하는 것은 거기에 관련된 특정 인지 기능만 좋게 하지 운동만큼 인지 기능을 전방위적으로 향상시켜 주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전문성은 다른 분야로 쉽게 전이(전문성 연구에서는 이를 transfer라고 부릅니다)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체스의 대가라고 해서 수학 문제도 쉽게 풀 수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특정 두뇌 기능의 훈련은 그 기능에서만 향상을 가져오기 쉽습니다(하지만, 저는 인지적 전략과 학습 습관, 태도 등은 트랜스퍼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여러 분야에 걸쳐 유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운동은 뇌의 여러 부위가 동시에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어떤 어려운 문제를 대했을 때, 우리는 답을 모릅니다. 어디에서 답이 튀어나올지 예측하지 못합니다. 보통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구석에서 답이 나오기 쉽습니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이 꽉 막혀 있을 때, 어쩌면 좀 다른 뇌 근육을 자극하는 것이 그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셜록 홈즈가 어려운 문제를 생각할 때 바이올린을 켜는 것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포앙카레는 유명한 수학자이죠. 그는 자신만의 문제 해결법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포앙카레식 문제 해결법이라고 하죠.

일단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자신이 그 문제에 대해 아는 모든 걸 종이에 쏟아 붓습니다. 그러고는 그 중 자신이 쉽게 답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답을 답니다. 그리고 그 나머지 중에서 그나마 가장 쉬운 놈을 고르고는 자신이 늘 다니는 길로 산책을 나갑니다. 길을 걸으면서 자신이 고른 그 문제만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생각이 나면 돌아와서 해답을 적습니다. 이 과정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반복합니다.

저는 포앙카레가 문제를 머리에 담고 "산책을 했다"는 부분에 주목합니다. 걷는 행위가 분명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걷는 행위가 두뇌 기능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기천이라는 운동을 꽤 오랫동안 해오고 있는데, 이 운동이 프로그래밍이나 일반적 문제해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제가 월간 마소2005년 4월호, 6월호 2회에 걸쳐 연재한 "고수 : 무술과 프로그래밍에 대한 소고"라는 글을 참고하세요)

지식노동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은 자신의 "뇌"일 것입니다. 자문해 봅시다. 우리(조직을 포함)는 자신의 뇌에게 얼마나 투자를 하고 있나요?

--김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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