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무언가.

언제부터인가(아마도 30대가 되어서 쯤이 아닐까) 마음 속에 이런 말들이 움텄다.

낯선 것에 거부감이랄까.
내가 아는 어느 분은 그러시더라. 내가 아는 사람은 좋은 사람, 내가 모르는 사람은 나쁜 사람.
인간관계가 힘이 된다는 뜻으로 얘기하셨겠지만, 더 이상 아는 사람을 만들 생각은 없는 듯 했다.
그렇게 나이 먹어감은 인생에 달관할 듯한 눈과 조금의 지혜를 주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한다.
나 역시도 그런 점은 부인하지 못할 듯.
 아니 이제 서른쯤 먹은 녀석이 무슨 망발이냐 하겠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반동은 비단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게 아니다.
 그저 원래 내 안에, 어떤 누군가는 동의하지 않겠지만 우리 안에 있는 모습이니까.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수의 이야기속 푸르미의 아버..로 연결되는 것 처럼.
그러나..맘 한 구석에 있지만 어느쪽이 어느쪽을 밀어내느냐의 문제.
치기 어린 젊음으로 내가 낸데..하며 건대후문이 무슨 세상의 전부인양 헤집을 땐
무모하게 새로운 것을 좇았었고,
행여나 시절 뒤숭숭한 때 내 몸 하나 보신하고자 움츠릴 땐
과하게 현재에 안주하게 되는 것 뿐이다.

누군가의 소개로 정민아의 음악을 알게 되었다.
음악 장르가 모던 가야금이라는데 첨엔 왜 그리 웃겼는지.
모던 가야금..그거 참 묘한 구성이다.
덕분에 국악을 듣기가 한결 쉬워졌다.
악기를 전통악기로 쓴다고 해서 모두 국악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모던 가야금이라고 했는지도
가야금 소리는 언뜻 첼로 소리를 떠오르게 한다. 그냥 그렇다.
어쩌면 첼로 연주곡을 좋아하는 이유가 가야금 소리와 닮아서였을지도 모른다.
그저, 조금은 구슬프고 가슴에서 우러나는 듯한 떨림 같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