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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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주변에서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볼 때가 있다.
그럴때면 왠지 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해 어쩔 줄을 모를 때가 있다. 그리곤 곧 겸연쩍은 듯 웃으며, 난 이제 다른 길 위에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한때는 내가 아는 세상의 전부였었는데.
터무니 없고 빈약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개념없는(?) 개념들로 가득찬 트레이싱지 한장이면, 누가 머래도 꿀릴 것 없이 달려들었던 때.
몇날 밤을 꼬박 지새고 만든 모형을 보면서 방안 가득 자욱한 잿빛 연기를 채워가던 때.
늘 나의 렌즈가 향하는 곳이 건축이었던 때.

이젠 돌아오지 않을 계절같다.

그래도...난 어쩔 수 없는 건축쟁이다.
건축적으로 사고하고, 건축적으로 바라본다.
여전히 일 할때면 데드라인이 중요하고, 작은 것에 집착한다.
길을 걷다 마주치는 램프를 보면 여전히 꼬르뷔제의 프롬나드가 떠오르고, 우리네 전통가옥에선 구축의 의미가 생각난다.
일산의 뻥뚫린 도로와 날카로운 각을 드러낸 건물들을 보면 계획된 도시가 주는 소외감과 비인간성이 먼저 떠오른다.
ㅋㅋ.. 그래 어쩌면 건축쟁이이길 계속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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