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을 구속하는 경험
얼마전 제게 있었던 일이에요. 금요일 늦게서야 집으로 돌아온 저는 여느 때처럼 샤워 후 쥬스를 마실 생각이었죠. 다만 일찍 잠든 가족들을 깨우고 싶은 맘은 없었기에 거실에 전등을 켜지 않았죠.
좀 어둡긴 했지만 전혀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고, 벌써 몇년을 살았던 곳인데 구조하나 모르겠어요. 능숙하게 냉장고에서 음료를 찾아 마시고 돌아섰는데, 냉장고를 열었을 때 불빛 때문인지 시야가 잠깐 더 어두웠죠.
그리곤 쾅~!! 제 방 바로 옆 코너에 부딪혔죠. 제 머리속 기억에 저장된 벽의 위치는 이미 지났는데, 실제로는 한걸음 덜 갔더군요. 덕분에 한동안 아랫입술이 주먹만 했었던 기억이...ㅡㅡ;;
오늘 제가 이 얘기를 하는 건 우연찮게 읽은 포스팅 때문이에요. buckshot님이 쓴 [Mobile Mind] Seeing our Seeing라는 글인데요. 읽다보니 그 날밤 겪은 고통이 되살아나더라구요.
그럼 경험은 어떻게 우리를 구속할까요. 여기서 경험이란 기억과 같아요. 우리의 뇌는 합리적인 기억저장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얘길 본 적이 있어요.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이는 모든 정보를 기억하기는 힘들기에 취사선택을 하게 되는거죠. 특히 반복을 통해 사용량이 많은 경우엔 이런 뇌의 '간택'을 받기 쉬워지겠죠.
이런 시스템을 통해 어떤 행동의 패턴을 저장함으로써 매번 같은 자극에 대해 복잡한 판단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빠르게 반응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일장일단. 이런 시스템은 앞서 얘기 했듯이 습관적 대응을 하게 함으로써, 사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면 그런 부분에 있어 눈이 가장 대표적인 기관인것 같네요. 실제로 눈은 아주 뛰어난(광각, 자유자재로운 줌)렌즈 인데요. 매 순간 순간 우리의 눈이 사진을 찍고, 이러한 정보들이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겠죠.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지 간에, 지금 보는 순간의 이미지는 망막에 비쳐진거죠. 하지만 뇌로 전해져서 우리가 인식할 때엔 많은 부분이 누락되죠. 지금 보고 있는 모니터 아래 상품명도 '시야'에 있으니 망막으로는 전해졌겠지만, 전 알아볼 수 없는 것 처럼요.
아래 그림은 예전에 '원 아웃'이라는 만화에서 봤던 내용을 되살려 그린 그림이에요.(^^ 만화에서 설명한 내용이어서 그다지 믿음이 가진 않지만, 제 생각에 개연성은 있었던 듯 해서..ㅎㅎ)
일반적인 공배합 극단적인 공배합
만화책에서 보면 주인공(책에선 '토시야'였던 것 같네요)이 교묘하게 상대팀의 기억을 조작하는 부분이 나오는데요. 이런 식이에요. 일반적 포스트시즌,클라이맥스 시즌은 5전 3선승제 등으로 치뤄지죠. 그 중에서 가장 처음 경기를 버리는 거에요. 위에 그림 왼쪽처럼 일반적인 투수의 패턴이 아니라, 오른쪽 처럼 타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스트라이크 존에 극단적으로 몰아서 던지죠. 다만 상대방이 치기 쉽도록..
대부분의 타자들이 내각 높은 공 또는 외각 낮은 공에 약하다고 하네요. 이런 공을 뻥뻥 치게 만들어 줘서는 상대방의 기억에 각인을 시키는 거죠. 머 그 이후엔 남은 3게임을 내리 이겨 시즌을 승리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실제 저런 일이 발생하기는 어렵겠죠. ^^ 무엇보다 오른쪽의 '극단적인 공배합'을 시합내내 유지할 만한 투수가 없을 테니까요. 게다가 하루만의 경험이 습관으로 변화하는 일은 어렵겠지만, 왜 다들 그런 경험 있지 않나요. 자신이 힘들게 여겼던 문제를 해결하거나, 크게 칭찬을 받으면 쉽게 기억되는 그런 경험.
어쩌다 보니 왠지 삼천포는 아닌데 그 언저리 쯤 되는 것 같네요.
ㅋㅋ 그래도 계속 가보면 먼가 있겠죠. 위에 그림을 우리가 늘 겪게되는 상황에 비유하면, 아마 타자인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공은 사실(fact)라고 할 수 있겠죠. 그 자체로는 어떤 주관적 성격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 공을 치려고 휘두르는 배트의 궤적이 사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구요. 감각기관을 통해 반응을 결정하기 까지 수많은 정보들이 신경물질에 담겨 뇌로 전달 될꺼에요. 뇌를 MRI촬영하면 아마 반짝반짝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 때 기억이란 녀석이 불쑥 뛰어들어 '감 놔라~~ 배 놔라!!" 간섭을 하는 거죠. 기존에 연습했던, 안타를 쳐냈던, 홈런을 쳐냈던 기억들이 작용을 하는 거죠. 어떻게 이런 작용이 일어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얼마전 읽었던 책(만족)에서는 감각기관에서 보내온 신경물질들은 각각의 수용체를 가지는 데, 이 수용체를 활성화 시키는 또 다른 신경물질이 있다고 하더군요. 이것만으로는 알아먹지를 못하겠다는....ㅡㅡ;;
어쨌든, 그 기억을 너무 과신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닥친 '사실'들을 '사실' 그대로 객관화시키지 못한다는 얘기에요. 그리고 이런 기억에 구속된 우리의 행동 역시, 헛~~스윙!!!으로 나타나는 거죠.
이런 헛스윙~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ㅋㅋ..늘 마무리가 부족하기에 (사실 좀 졸린 것도 없지 않네요. 요즘 들어 회사에 바쁜 일들이 터져 이불 구경하기가 힘들거든요) buckshot님의 글로 대신하면
표지에..작가는 Shinobu Kaitani 입니다.
좀 어둡긴 했지만 전혀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고, 벌써 몇년을 살았던 곳인데 구조하나 모르겠어요. 능숙하게 냉장고에서 음료를 찾아 마시고 돌아섰는데, 냉장고를 열었을 때 불빛 때문인지 시야가 잠깐 더 어두웠죠.
그리곤 쾅~!! 제 방 바로 옆 코너에 부딪혔죠. 제 머리속 기억에 저장된 벽의 위치는 이미 지났는데, 실제로는 한걸음 덜 갔더군요. 덕분에 한동안 아랫입술이 주먹만 했었던 기억이...ㅡㅡ;;
오늘 제가 이 얘기를 하는 건 우연찮게 읽은 포스팅 때문이에요. buckshot님이 쓴 [Mobile Mind] Seeing our Seeing라는 글인데요. 읽다보니 그 날밤 겪은 고통이 되살아나더라구요.
그럼 경험은 어떻게 우리를 구속할까요. 여기서 경험이란 기억과 같아요. 우리의 뇌는 합리적인 기억저장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얘길 본 적이 있어요.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이는 모든 정보를 기억하기는 힘들기에 취사선택을 하게 되는거죠. 특히 반복을 통해 사용량이 많은 경우엔 이런 뇌의 '간택'을 받기 쉬워지겠죠.
이런 시스템을 통해 어떤 행동의 패턴을 저장함으로써 매번 같은 자극에 대해 복잡한 판단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빠르게 반응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일장일단. 이런 시스템은 앞서 얘기 했듯이 습관적 대응을 하게 함으로써, 사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면 그런 부분에 있어 눈이 가장 대표적인 기관인것 같네요. 실제로 눈은 아주 뛰어난(광각, 자유자재로운 줌)렌즈 인데요. 매 순간 순간 우리의 눈이 사진을 찍고, 이러한 정보들이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겠죠.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지 간에, 지금 보는 순간의 이미지는 망막에 비쳐진거죠. 하지만 뇌로 전해져서 우리가 인식할 때엔 많은 부분이 누락되죠. 지금 보고 있는 모니터 아래 상품명도 '시야'에 있으니 망막으로는 전해졌겠지만, 전 알아볼 수 없는 것 처럼요.
아래 그림은 예전에 '원 아웃'이라는 만화에서 봤던 내용을 되살려 그린 그림이에요.(^^ 만화에서 설명한 내용이어서 그다지 믿음이 가진 않지만, 제 생각에 개연성은 있었던 듯 해서..ㅎㅎ)
일반적인 공배합 극단적인 공배합
만화책에서 보면 주인공(책에선 '토시야'였던 것 같네요)이 교묘하게 상대팀의 기억을 조작하는 부분이 나오는데요. 이런 식이에요. 일반적 포스트시즌,클라이맥스 시즌은 5전 3선승제 등으로 치뤄지죠. 그 중에서 가장 처음 경기를 버리는 거에요. 위에 그림 왼쪽처럼 일반적인 투수의 패턴이 아니라, 오른쪽 처럼 타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스트라이크 존에 극단적으로 몰아서 던지죠. 다만 상대방이 치기 쉽도록..
대부분의 타자들이 내각 높은 공 또는 외각 낮은 공에 약하다고 하네요. 이런 공을 뻥뻥 치게 만들어 줘서는 상대방의 기억에 각인을 시키는 거죠. 머 그 이후엔 남은 3게임을 내리 이겨 시즌을 승리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실제 저런 일이 발생하기는 어렵겠죠. ^^ 무엇보다 오른쪽의 '극단적인 공배합'을 시합내내 유지할 만한 투수가 없을 테니까요. 게다가 하루만의 경험이 습관으로 변화하는 일은 어렵겠지만, 왜 다들 그런 경험 있지 않나요. 자신이 힘들게 여겼던 문제를 해결하거나, 크게 칭찬을 받으면 쉽게 기억되는 그런 경험.
어쩌다 보니 왠지 삼천포는 아닌데 그 언저리 쯤 되는 것 같네요.
ㅋㅋ 그래도 계속 가보면 먼가 있겠죠. 위에 그림을 우리가 늘 겪게되는 상황에 비유하면, 아마 타자인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공은 사실(fact)라고 할 수 있겠죠. 그 자체로는 어떤 주관적 성격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 공을 치려고 휘두르는 배트의 궤적이 사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구요. 감각기관을 통해 반응을 결정하기 까지 수많은 정보들이 신경물질에 담겨 뇌로 전달 될꺼에요. 뇌를 MRI촬영하면 아마 반짝반짝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 때 기억이란 녀석이 불쑥 뛰어들어 '감 놔라~~ 배 놔라!!" 간섭을 하는 거죠. 기존에 연습했던, 안타를 쳐냈던, 홈런을 쳐냈던 기억들이 작용을 하는 거죠. 어떻게 이런 작용이 일어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얼마전 읽었던 책(만족)에서는 감각기관에서 보내온 신경물질들은 각각의 수용체를 가지는 데, 이 수용체를 활성화 시키는 또 다른 신경물질이 있다고 하더군요. 이것만으로는 알아먹지를 못하겠다는....ㅡㅡ;;
어쨌든, 그 기억을 너무 과신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닥친 '사실'들을 '사실' 그대로 객관화시키지 못한다는 얘기에요. 그리고 이런 기억에 구속된 우리의 행동 역시, 헛~~스윙!!!으로 나타나는 거죠.
이런 헛스윙~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ㅋㅋ..늘 마무리가 부족하기에 (사실 좀 졸린 것도 없지 않네요. 요즘 들어 회사에 바쁜 일들이 터져 이불 구경하기가 힘들거든요) buckshot님의 글로 대신하면
'내가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판단하는가' 자체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습관적인 판단을 중지시키고 상상력과 창의력의 엔진을 가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창의력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 그걸 유지하려면 나를 관찰하고 나의 마음을 관찰하고 나의 사고 흐름을 관찰하는 노력을 유지해야 한다.아 참고로 '원아웃'이라는 만화는 요런...
표지에..작가는 Shinobu Kaitani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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