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6.18)나는 묻는 것에 꽤 숙달된 사람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컴퓨터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프레드 브북스 주니어에게 연락을 했던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때 나는 이십 대 후반이었고, 꼭 한번 그를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이메일로 이렇게 물었다.
"만약에 제가 버지니아에서 노스캐롤라이나까지 운전을 해서 가면, 삼십 분 정도 제게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습니까?"
그는 답했다. "만약 자네가 운전해서 여기까지 내려오겠다면, 내가 삼십 분 이상의 시간이라도 내겠네."
그는 나에게 한 시간 반을 할애했고 그날 이후 내 인생의 멘토가 되었다.
"가끔씩 당신은 그저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
지난해 9월의 '마지막 강의'가 유튜브에 올라가면서 주목을 받았던 미국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과의 랜디 포시 교수. 그가 한 말입니다.
올해 47세로 여섯 살, 세 살, 두 살인 아이 셋을 둔 그는 췌장암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지요.
그는 살면서 궁금한 것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질문을 하라고 말합니다.
"그저 묻기만 하면 된다. 당신이 기대하는 것보다 자주 당신이 듣게 될 대답은 '물론이죠'가 될 것이다."
20대 후반이었던 청년 랜디 포시는 컴퓨터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를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지요. 하지만 대부분은 '거절'당할까봐 포기하고 맙니다.
래디 포시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냥 질문'을 했습니다. 용기를 내어 이메일을 보낸 것이지요. 결국 그는 이메일로 질문을 함으로써 '인생의 멘토'를 만났고, 그 과정에서 그의 처도 만났습니다.
포시는 2년 전에 지금은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디즈니월드 여행을 갔습니다. 네 살짜리 아들이 모노레일의 머리 부분에 운전사와 함께 앉고 싶어 했습니다.
스릴을 좋아하는 포시의 아버지도 그러고 싶어 했지만 일반 관객들은 그곳에 앉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단념했습니다.
그때 포시가 나섰습니다. 그는 안내원에게 물었습니다.
"실례합니다. 우리 세 명이 첫 번째 칸에 앉을 수 있도록 부탁드려도 될까요?"
안내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물론입니다, 손님."
지레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물어보는 것. 거절 당할 수도 있고, 좌절을 경험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또 어떻습니까.
그의 말처럼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자주 "물론이죠"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나의 꿈을 향한 첫 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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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기를 주저하고 망설일 때가 참 많습니다. 특히나 전 어떤 부탁이나 요구 같은 걸 잘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패스트 푸드점에서 리필하기, 불통인 인터넷에 대해 항의하기, 구입한 물건의 하자에 대해 얘기하기 ...이런 것들이 제겐 익숙치 않아서요. 물론 이런건 위에 얘기한 내용과는 조금 다르지만 이런 사소한 것에도 주저하면서 제가 프레드 브북스 주니어에게 이멜로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기 힘들겠죠.
앞으론 저도 '물론이죠'라는 말을 좀 더 듣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