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농수산물시장
울산 삼산동 쪽 역 부근에 농수산물 시장이 있습니다.
대략 오후 10시쯤엔 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닫더군요. 그래도 늦게 찾아온 손님을 매정하게 보내는 곳은 아니에요.
결산부터 하면 소주2병(각1병), 산낙지 한사라, 멍게 한사라, 해삼 한사라. \42,000
워낙 곰팅이 같은 성격이라 주변에 무덤덤한 편인데 우리 덕분(?)에 늦게까지 남아계신 할머니와 아주머니, 그리고 2평 남짓한 점포가 내내 제 눈에 들어왔어요. 시간 나면 기억의 부스러기들을 모아서 그림으로 남기고 싶은 바램이 있지만 저주받은 손재주로는 무리고...틈나면 코렐이나 조금 써서 묘사해볼까 ..하하...이것도 지금 회사에 취직하고는 사용해본적이 없어서..
기억을 조금 더듬으면 제 우측 윗편엔 오래된 브라운관 티브이가 하나 있고, 2평 남짓하게 쪼개진 일종의 부스(?)들이 시장안을 채우고 있죠. 'ㄷ'자 모양인데 맞은편엔 개수대와 음료가 수납된 냉장고 그리고 개수대 위로 빼곡히 채워진 각종 그릇들. 제 오른편 다이에는 도마와 칼, 참기름, 초장, 소금 등의 양념이 있고...음
개수대 위엔 조그마한 손거울이 있었네요. 그 손거울이 참 눈에 쏙 들어오더군요. "젊었을 땐 이쁘셨겠어요."라는 제 얘기에 ..."내는 지금이 훨씬 곱데이"라는 할머니. 그 분도 역시 정신 없는 일상 중에서 손거울을 보실 모습을 생각하니 "천상 여자시구나"하는 머 이런 생각들이..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일까요. 너무 무겁나요... 저 역시 무겁다는 걸 알지만 자꾸만 궁금합니다. 그리고 삶이란게 보편적으로 말하는 가치에 구속되는 거라면 굳이 그 가치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각자가 다르게 향유(제게 있어 시간은 그 무엇보다 '향유'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치품처럼 느껴지거든요)하면서 넌 가치 있었고, 넌 가치 없었어 라고 판단하는 건 bull shit!!!입니다. 그 어떤 '꽃'도 꽃이기에 아름다우니까요. 오늘따라 '꾸루꾸루꾸루'라는 비둘기 소리가 맴도네요. 그래도 피둥피둥 살찐 돼둘기들은 싫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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