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그러니까.
내가 아는 모든 감춰진 사랑아.
서러워마라.
사랑은 가슴에만 숨는다니....
내 사랑도 서럽지 않길.
+
어렸을 적 테잎으로 듣던 양희은의 노래.
얼마전 오래된 종이상자를 열었더니 이제는 색도 바래고, A면,B면이 적힌
표지마저 종이풀이 말라서 벗겨진
양희은의 테잎 발견.
요즘 천하무적 야구단 해설로 만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는.
'옛날에 옛날에'는 부르는 목소리가 너무 슬퍼서
난 '나뭇잎 사이로'를 좋아했었는데
지금 보니 둘 다 가사는 슬프기 매한가지
'계절은 이렇게 쉽게 오고 가는데
우린 또 얼마나 어렵게 사랑해야 하는지'
그러게. 계절은 이리도 쉽게 가고, 시간은 때가 되면 누가 보채지 않아도 가는데..
+
옛날에 옛날에_양희은
옛날에 옛날에 사랑을 했는데
그사랑이 사랑일까 내가 몰라 물었더니
사랑이 아니란다 사랑이라 우겼더니
사랑이 떠나더라 사랑이 떠나더라
옛날에 옛날에 사랑을 했는데
그사람도 떠나갈까 내가몰래 감췄더니
사랑이 서럽단다 사랑이란 그런거지
가슴에만 숨은거지 가슴에만 숨은거지
사랑이 아니란다 사랑이라 우겼더니
사랑이 떠나더라 사랑이 떠나더라
사랑이 서럽단다 사랑이란 그런거지
가슴에만 숨은거지 가슴에만 숨은거지
사랑이 아니란다.
나뭇잎 사이로_양희은
나뭇잎 사이로 파아란 가로등
그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지붕들 사이로 좁다란 하늘
그 하늘 아래로 사람들 물결
여름은 벌써 가버렸나
거리엔 어느새 서늘한 바람
계절은 이렇게 쉽게 오고 가는데
우린 또 얼마나 어렵게 사랑해야 하는지
나뭇잎 사이로 별이 별 하나
그 별빛 아래로 너의 작은 꿈이.
어둠은 벌써 밀려왔나
거리엔 언제나 정다운 불빛
그 빛은 언제나 눈 앞에 있는데
우린 또 얼마나 멀길을 돌아가야 하는지
나뭇잎 사이로 파아란 가로등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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