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함을 드러내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무식함을 드러내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글쓴이:김광수경제연구소

조회수 :640

08.04.13 22:39
http://cafe.daum.net/kseriforum/7ofT/156

최근 서울 강북지역의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최근 부동산시장 동향과 정책대응 방향”이란 자료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자료의 내용을 보면 아직도 참여정부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참여정부 때나 거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투기 대책에서 거의 한 발자국도 나간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자료의 주된 내용은 참여정부 때의 규제를 언제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실소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하기야 그 장관에 그 관료가 어디 가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이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너무 뻔뻔한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전 참여정부 때에 한나라당이 주장한 대로라면 그리고 대선과 총선에서 내세운 공약대로라면 집값 상승이 시장의 수급논리에 따른 것이니 지금 당장 불필요한 종부세나 각종 거래세 등 규제를 없애고 여기저기 아파트를 공급해야 합니다. 또 건설업계가 요구하는 대로 분양권 전매 허용이라든지 투기거래지역 지정제도나 주택거래 실거래가 신고제도 모조리 폐지해야 합니다. 투기와 투자는 구분할 수 없다는 논리로 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3월 국토해양부 업무보고에서 아파트 미분양 급증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말을 했습니다. 수도권 과밀로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아파트를 못 짓게 규제를 강화하다 보니 사업하는 사람들이 규제를 피하여 어쩔 수 없이 지방에 필요 이상으로 아파트를 많이 지어대서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은 신도시 건설보다는 주택수요가 있는 수도권 특히 서울지역의 기존 주택의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용적률을 대폭 완화하는 식으로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참으로 무식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란 사람이 이렇게 무식해서 어떻게 나라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대통령이 왜 무식한 지 그 이유를 설명해보겠습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무엇보다도 미분양 아파트 문제는 지방뿐만 아니라 이미 수도권도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방만의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미분양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이미 본 포럼의 <부동산문제> 토론방과 작년에 발표한 <경제시평>(최근 출간한 <한국경제의 도전>에 실려 있습니다)에서도 상세히 설명한 바 있습니다.


다음에, 수도권에 규제가 많아 건설회사들이 할 수 없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지방에 필요 이상으로 아파트를 많이 지어댔다는 말은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대통령이 뭘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말로도 모자랄 정도로 무식함과 이념적 편향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찌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 급증이 수도권 규제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만일 건설업자들이 지방이 공급과잉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아파트를 지어댔다고 한다면 그런 엉터리 건설회사는 당연히 망해야 합니다. 뻔히 공급과잉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업의 가장 기본적인 시장수급 상황조차 무시한 채 투기를 선동하여 떼돈을 벌 욕심으로 막무가내로 지어댔으니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참여정부 때 추진된 신도시 건설은 참여정부뿐만 아니라 당시의 여야 모두가 함께 짜고 치는 고스톱을 벌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도권 천지를 모조리 신도신 판으로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특히 당시 한나라당은 부동산투기를 시장 수급논리를 내세워 공급부족이라고 억지주장을 강력히 한 탓에 정부관료들과 여당이 얼씨구나 좋다 하고 그에 편승하여 신도시 건설사업을 마구 남발한 것입니다. 그 결과, 수도권의 신도시마저도 심각한 아파트 미분양 상태에 빠져 버린 것입니다.


또, 이대통령이 기존주택의 재활용을 강조하여 용적률 상향조정 발언한 것, 바로 이것을 계기로 강북지역의 재건축 및 재개발 아파트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청와대에서 서울시가 투기억제를 이유로 미루고 있는 각종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도록 종용했습니다. 대통령도 한나라당 서울시장도 한나라당으로 서로 같은 당이니 서울시가 새정부에 협조하라는 식으로 압력을 넣으면서 말입니다. 이런 기만적인 물밑 압력에 대한 내부정보들이 그냥 가만히 있겠습니까? 인수위에 부동산 투기꾼들이 참여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미 벌써 여기저기로 새나갔을 것입니다. 우리 연구소조차도 이런 정보를 접할 정도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아파트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참으로 바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 아파트를 지을 줄 몰라서 안 지었거나 안 짓는 것이 아닙니다. 참여정부가 서울에 아파트를 지을 줄 몰랐기 때문에 그래서 공급부족으로 아파트투기가 극성을 부리고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급등한 것이 아닙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아파트투기가 극성을 부리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대통령 스스로가 말한 대로 수도권 과밀 때문입니다. 수도권 과밀이라는 말을 본인이 자기 입으로 직접 말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조차 모르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통령은 서울의 기존주택 재건축이나 재개발 완화나 용적률 상향조정과 같이 생각 없이 마구잡이로 떠들어댈 것이 아니라 먼저 수도권 과밀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것이 순서인 것입니다. 수도권 과밀 해소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단기, 중기, 장기 방안을 제시하고 그것을 확실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서울지역의 재건축 및 재개발 문제에 대한 대책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최소한 정책이라고 말할 때는 이런 정도의 가장 기본적인 사실과 논리적 인과관계쯤은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미 서울은 오래 전에 용량초과 상태에 빠졌습니다. 물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지 오래된 것입니다. 어디를 가든 극심한 병목현상으로 교통정체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이놈이 질러대고 저놈이 질러대고 하는 바람에 서울의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도시계획은 이미 오래 전에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입니다. 도시발전을 환경친화적이고 공간 입체적인 시스템적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단락적이고 전혀 시스템적 연계성이 없는 점 단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특정지역 개발을 주변지역과 도시 전체의 기능적 분화 및 인프라 병목현상 최소화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시스템적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면, 한탕주의 투기에 환장한 개발사업자 입장에서 돈이 안되며 정치권이나 관료들 입장에서도 떡고물이 안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울을 미구의 뉴욕시 및 일본 동경과 비교해보면 금방 서울이 얼마나 용량초과 상태에 있는 지를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뉴욕시에 비해 면적은 절반 가량에 불과하면서도 야간상주 인구는 서울이 400만 명 가량이 더 많습니다. 인구밀도 면에서는 뉴욕시가 1만명/km2 가량인데 비해 서울은 1.72만명/km2 가량입니다. 일본 동경은 서울보다 3.5배 가량 더 넓지만 야간상주 인구는 서울보다 240만 명 가량 더 많습니다. 그리고 동경의 인구밀도는 0.58만명/km2 가량에 불과합니다. 서울에서 100년을 내다본 도시계획이란 어림도 없습니다. 환경친화적이고 시스템적 사고에 입각한 도시개발이란 어림도 없습니다.


이처럼 용량초과가 심각한 상황에서 공중부양 아파트라도 짓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공중부양 교통수단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인지 그저 용적률 높이고 여기저기 대책 없이 마구잡이로 재개발 사업을 벌이겠다는 것입니다. 강남에 삼성타운을 비롯하여 대책 없이 대형 고층 건물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제정신이라면 한번쯤은 강남의 교통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요? 질러대기 식의 도시개발 사업이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것이라는 것을 한번쯤은 생각해봤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러니 대통령이 무식하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기야 지금까지 해온 것이 그저 건설회사에서 지어대는 것만 해오다 보니 아는 것이라곤 그것뿐으로, 생각이 없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정책이 무엇인지조차도 모를 정도로 무식해서야 어찌 국가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습니까?


한 쪽에서는 팔리지 않아서 난리인데 한 쪽에서는 또다시 투기로 난리를 피우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론 사태로 미국경제를 비롯하여 세계경제가 난리가 나고 있는 마당에 말입니다. 그래서 건설업계는 아예 대놓고 전매허용과 종부세 폐지 등 투기를 조장하도록 이명박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이러한 황당한 주장은 규제 때문이 아니라 심각한 공급과잉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다는 것을 자신들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절대로 붕괴되지 않는 투기버블은 없습니다. 똑같은 자산시장인 주식시장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작년에 주가가 2,000포인트를 돌파할 때는 마치 금방이라도 3,000포인트, 4,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깨지고 말았습니다. 중국펀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펀드가 떼돈을 벌 것이라는 착각도 불과 몇 개월 가지 않았습니다.


부동산은 주식과 다르다고 착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입니다. 작금 부동산투기가 다시 재현되려 하고 극심한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버블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시장의 수급 때문이 아니라 참여정부에 이어 이명박정부에서도 여전히 엉터리 정책실패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정책실패를 이용하여 부동산투기와 버블가격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뿐입니다. 부동산 문제는 시장 수급논리를 떠난 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부동산 투기나 투기 심리는 대부분 정부 정책 여하에 따라 좌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여정부 때에 부동산대책 발표 때마다 오히려 투기가 극성을 부린 것이나 지난 번 대선과 최근 총선의 결과가 그 근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책실패가 계속되면 될수록 그에 대한 한국경제 전체의 기회비용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그로 인해 성장잠재력도 계속 떨어지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닙니다. 이미 여러 차례 경고한 바와 같이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은 심각할 정도로 저하되고 있습니다.


이명박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기획재정부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을 강구하기보다는 오히려 경제순리에 역행하는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통령의 이념을 앞세운 무식한 수준에 맞추어 관료들이 알아서 기는 식으로 엉터리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무식하면 그 밑에 알아서 기는 관료들도 똑같은 수준으로 무식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영터리 정책들이 남발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엉터리 정책 실패의 부작용이 누적되다가 어느 순간에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론 사태처럼 말입니다.


이명박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매우 기만적입니다. 이미 이런 기만적 행태는 영어몰입교육 오해 발언이나 대운하사업 관련 발언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부동산 문제도 기만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재건축 및 재개발 규제완화와 용적률 상향조정 발언으로 서울지역에서 투기적 가격급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는 참여정부의 투기대책을 그대로 답습하는 시늉을 내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대통령은 앞뒤를 분간하지 못하는 무식한 발언으로 투기를 부추겨놓고, 정부 관료들은 참여정부 시절의 대책을 마치 새로운 투기대책이라도 마련했다는 듯이 법석을 떨고 있는 시늉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애초에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좀더 사려 깊은 고민과 충분한 여론 수렴을 바탕으로 대책을 발표했다면 서울지역의 투기적 가격급등은 처음부터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부동산가격을 올려놓으면 일시적으로 표를 얻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그런 기만적인 정권은 절대로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정책적 무식과 기만적인 행태는 나라를 망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신이 모른다고 또는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문제가 없다고 착각하는 것은 더 이상 국가를 경영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광수생각 - 좀 길지만 대체로 옳은 소리|작성자알파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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