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큐팔사

문득 바라본 하늘에 두개의 달은 없었다. 이제서야 차오르기 시작하는 손톱만큼의 달이 이른 저녁 어스름 속에 머물다 기껏 밤이 되어서는 서쪽으로 사라졌다. 여명과는 다른 해질 무렵의 서쪽하늘엔 밝게 빛나는 띠모양의 달 그리고 보이진 않지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어두운 월면이 있었다. 어쩌면 두번째의 달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 떠올라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경로로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아주 작은 확률로 두번째의 달이 있을 것 같음을 내 몸속 깊은 곳 어딘가에선 느끼는 것만 같다. 그럴 것 같지만 어쨌든 알 수 없는 그런 단어들로만 여기를 채우는 것.무의미할지도 모르겠다. 내 말은 그저 있을 '것'같다는 것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설명할 수는 없다. '설명을 안해주면 그걸 모른다는 건, 말하자면 아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