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흔히 말하는 일상.

‘우연’, ‘뜻밖에’라는 단어가 어울리겠다. 출장길에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맥도널드에서 라바짜 커피와 빵부스러기 몇 개를 사고는, 윗층 영풍문고를 잠깐 들렀다. 열차안에서 읽을 책을 생각하던 중 요즘 들어 독서에 편식이 심해진 듯 했다. 그래서 카버의 ‘대성당’을 만났다. 그 어떤 정보도 없이 만난 단편들은 조금은 생경하고, 한편으론 배려없음이랄까. 바짝 말라버린 바게뜨빵처럼 입안에서 푸석대었다. 곳곳에 등장하는 알코올중독과 전혀 이상적이지 않은(그러나 현실적인) 부부들. 누군가가 누구에게 의존적이면서도, 상대방 역시 벗어버릴 수 없는 일상들. 너무나 쉽게 읽어버리기엔 가슴 안쪽에서 먼가 울컥하는 것들. 그럼에도 쉴새없이 넘어가는 페이지, 난 그 한장 한장의 페이지에 마치 베이는 것만 같았다.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