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 글로벌라이제이션, 민영화, 자유무역 그리고 빈곤의 추방..과연?
-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식인 그룹에서 유달리 신자유주의에 대한 추종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격주로 발행되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역시 신자유주의에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는 경제지죠. 이 경제지를 보면서 영어 공부를 하시는 분들이 많고 저 역시 그 중에 하나입니다. 폭넓은 시야, 경제 뿐만 아니라 기술,과학,아트 등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고 마지막 끝 부분에 수록되는 각종 지표들은 세계 경제를 보는 하나의 창을 제공해 주는데요. 음 다만 글로벌화, 신자유주의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는 눈에 거슬리는 부분들이 꽤 됩니다. 특히나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빈부의 격차, 아프리카 등 빈국의 처참한 일상 등 현상에 대한을 인식을 하면서도 그에 따른 대안으로는 오직 글로벌화, 우린 렉서스를 만들테니 너흰 자원(물적,인적)이나 내놓으라는 식의 해결방안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한 내용의 글들을 보면서 이게 단순히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마치 음모론의 일부처럼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유의 한계가 그 밖으로 뻗치지 못하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는데요,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주장, 의도가 아니라 하나의 교리와 같다는 것을.
이미 올라올 때로 올라와버린 사다리의 끝 구름 위에선 무조건 많이 보일 것같지만 실제로 보이는 것이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마침 장하준교수와 정태인 전경제비서관의 대담이 오마이뉴스에서 있었네요.
FTA와 관련해서한미 FTA 대담>정태인-장하준1.2.3(오마이뉴스 펌)
1.한국경제를 논하다
한미 FTA 반대하면 대원군 지지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31190
"대세론처럼 잘못된 주장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세론을 따르려면 친일파 재산 환수는 왜 합니까. 그 때 그사람들은 말 그대로 대세를 따라서 제국주의 편승해서 잘 했는데…. 말이 안 되는 거예요.
또 한 가지, FTA가 대세라면서 자꾸 국민들 압박하는데 대세가 아니예요. 비슷비슷한 나라끼리 지역 통합하려는 것을 다 FTA로 치니까 많아보이지, 미국-한국 식으로 큰 차이가 나는 FTA는 몇 개 안 돼요."
그래도 다시 물었다. "국민들은 세계화 속에 한국이 자유무역을 해서 먹고 살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더니, 장하준이 곧바로 맞받아쳤다.
"지금은 통상국가 아니에요? 세계에서 몇 번째로 꼽히는 통상국가에다 개방 정도도 상당히 높은 나라예요.
그런데 예를 들어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해야 된다'고 얘기하는데 반대편에서 '자동차 없이 살수 있을 것 같아? 원시시대로 돌아가자는 거야?'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아니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하자는 건데 왜 그런 식으로 사람을 반대쪽으로 확 몰아붙이면서, 마치 한미 FTA 반대하면 대원군 (쇄국정책) 지지하는 것처럼 만들어 버립니까."
"한미FTA로 이제 우리의 법과 제도가 다 미국식으로 바꿔지는 거예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법률 개정이 100여개가 될 것으로 예측도 있고, 여기에 시행령 넣느냐 마느냐에 따라 숫자가 더 커지고 작아지고 하는데….
문제는 우리 정부가 '미국은 선진국이고 미국 제도는 선진제도다, 그러니까 한미FTA 하면 우리제도가 선진화되서 선진국 될 것이다'고 하는데, 이것이 선진경제론이거든요. 제도라는 게 그 나라 산업과 경제 행위에 따라 맞춰져 있는데, 미국 것을 가져온다고 갑자기 우리나라가 선진국되는 게 아니란 거죠. 산업구조조정만 빨리 진행될 겁니다."
이어서 구체적인 사례들이 줄줄이 나왔다. 미국의 대형 의약업체인 '화이저'와 국내업체 '동아제약'을 거론하면서, "매출액과 기술개발투자에서 100대1, 160대1 차이가 나는데, 제도 바꿨다고 동아가 어떻게 화이저가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이번 (한미)FTA로 국내 의약업체는 서너개만 남고 다 도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조선과 철강·반도체·자동차 최종조립 정도 빼고는 나머지 제조업은 공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육성하겠다던 정밀부품산업에 대해서는 '궤멸'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판했다.
정태인 "영국은 국가의료제도(NHS)라고 해서 세금으로 병원 전체가 운영되고, 물론 일부 민간이 도입됐지만, 우린 의료보험 시스템으로 국가보험 시스템이고, 미국은 민간보험 시스템이에요. 건강보험이 없어요. AIG(미국계 생명보험사)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험을 파는 거죠.
그러면 당연히 부자들 보험부터 만들어요. 줄 안 서고 오래 진료받고 1인실 들어가게 해준다 약속하고 1년에 1000만원, 2000만원 내라고 하면 우리나라 부자들 드는 사람들 꽤 많을 거예요. 부자들은 병원에 잘 안 가니까 보험회사·병원 다 행복하죠.
반면에 가난한 사람 가지고는 보험이 성립 안 돼요. 보험료 조금 내고 보험금 많이 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언제나 파탄이에요. 미국에 5000만명은 아무런 보험이 없이 살아가고 있거든요. 보험 없다는 게 얼마나 끔찍한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상상 못하는데, 감기 하나에 10만원이 들어갈 수도 있고, 손가락이 곪았는데 (치료를 못 받아서) 자를 수도 있고."
장하준 "미국보다 더 심한 곳이 멕시코인데, 거기서는 예를 들어 누가 슈퍼마켓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졌는데 미국 돈으로 1000불 안 내면 앰뷸란스 직원들이 실어주지 않는데요. 사람이 쓰러져 죽어가고 있는데…. 미국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극단적 시장논리가 도입되면 그렇게 되는 거죠. 현금 박치기로 1000불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안 간다는 식으로(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정태인 "돈 많은 순서로 고급 서비스제공하는 건데, 이제 공공서비스에 다 적용될 겁니다. 부동산·교육도 잘 생각해보면, 비싼 것에 부자들이 돈을 많이 지불하잖아요. 교육에 대한 재원이 그 쪽으로 쏠리면 공교육은 무너지게 되어있는 거죠."
장하준 "현재 인식이 너무 안일해요. 이게 국민 건강의 권리가 위협받을 뿐 아니라, 국민은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잖아요. 일자리도 위협 받거든요. 미래를 볼 때 미국과 FTA 맺는다는건 분업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건데….
굉장히 큰 이슈인데 이걸 마치 농민 몇백만명 좀 희생하고 우리 다같이 미국차 좋은 차 타고 쇠고기 먹고 잘살지 뭐, 이런 식으로 보수 언론은 몰아간단 말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보수언론에 있는 사람들도 자기 자손들의 미래조차 좋은게 아니란 겁니다. 안일하게 '(한미FTA) 별 거 아닌데, 약속(협정문 체결)도 했고 대강 하지' 이렇게 넘어갈 이슈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물었다. "현재까지의 대선전망을 보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쪽 집권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두 분의 우려가 현실이 되겠다"고. 정태인이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어찌보면 그가 오늘 대담에서 진정하고 싶은 말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시장만능론 더하기 토건 국가, 이것 최악이거든요. 한미FTA 막으면 되는게 아니라 과거 체제 좋다는 거냐? 아니거든요. 그러면 (한미FTA) 막으면 대안이 뭐냐는 것이고, 한미 FTA 찬성하는 쪽은 어떻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지 정교한 논거를 대야합니다.
(한미FTA) 반대하는 쪽은 한미FTA 없는 상태에서 어떤 대안을 내놓고 성장하고 분배고르게 할것이냐, 이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막연히 삼성이니까 잘 하겠지'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따져 보면 무엇이 현실적인 공약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5년 전 노무현 후보 정책에 관여했지만 민주노동당 세 후보(권영길·노회찬·심상정)의 공약이 훨씬 구체적이에요. 선명성 경쟁하다 보니까 일부는 비현실인 것이 있지만 5년 전보다 훨씬 구체적인 정책 세우고 있고, 이념적으로 일관돼 있다고 볼 수 있죠.
꼭 보수쪽으로 정권이 넘어가서 신자유주의가 확실히 전개될 것이다, 하기에 따라선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민주노동당이 한미FTA 반대하는 40% 국민들을 흡수하면 대통령 되는 거죠."
2.물과 민영화, 그리고 광우병이야기
정태인가족이 헌혈 거부당한 이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31201
"지금은 좌파정권이 들어서서 조금 줄었지만, 예전에 볼리비아에서 그 나라 민영화 한창 때 물 산업을 미국의 벡텔사라는 곳에 팔았어요. 이 회사가 얼마나 악랄했냐면, 물값을 3배에서 5배로 올리는 것은 고사하고 일반 시민이 빗물을 받아서 쓰는 것까지 고소를 했어요. 그런 사람들과 앞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데…."
"개방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데, 제일 먼저 피해는 제약업에서 나타날 거에요. 이미 중소 제약업은 수입상으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문을 닫거나하는 변화 일어나고 있고, 정밀기계 쪽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물론 농업에서 제일 먼저 피해가 일어나겠죠.
사람들이 농업에 대한 피해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 주부들한테 초점 맞추고 있어요. 가족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칠수 있는 광우병 쇠고기도 있고 유전자변형식품 문제도 있고…."
"미국은 소를 키울 때 성장호르몬을 놓는데, 그것에 대한 안전성 입증이 안 돼서 유럽에서는 수입 금지가 돼 있어요. 우리나라는 왜 그 얘기 안하는지 모르겠어요.
일부언론에선 '할머니가 손자에게 쇠고기 실컷 먹여보는 게 소원'이라며 '한미FTA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런 것을 막고 있다'는 식으로 쓰더라구요. 손자에게 (미국산 쇠고기) 실컷 먹여서 나중에 이상하게 되면 그 할머니가 행복하겠습니까? 할머니야 그 병이 나돌 때면 돌아가셔서 안 계실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거든요."
- (정태인을 바라보며) 헌혈 못하십니까?
정태인 "나는 몰랐는데 우리 딸이 고등학교 때 헌혈하려고 했는데 '몇년부터 몇년까지 영국에서 살았냐' 물어보더래요. '살았다' 그러니까 '너 광우병 걸려있을 수 있으니까 못한다'는 거에요. 우리 방역 당국이 아는 거예요. 이게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그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미국쇠고기 수입은 허용하거든요. 말 앞뒤가 안 맞는 거예요.
장하준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추진하던 사람이나 돈 많은 사람들은 한우만 먹겠죠. 뭐 자기들이 광우병 위험이 요만큼이라도 있으면 먹겠어요? 우리나라 사람들 건강에 강박관념이 있다시피 골라먹는데…."
정태인 "결국 쇠고기 수입 허용하면 가난한 사람이 먹게 돼요. 쇠고기가 싸지니까 상대적으로."
장하준 "이렇게 할 수 있겠네요. 미국 쇠고기 도입 찬성하는 공무원들이나 정치인들한테 서약서를 쓰게 해가지고, 항상 미국 쇠고기만 먹겠다고 해서 감시하는 단체 만들면…(웃음)."
정태인 "예전에 TV (토론에) 나가서 얘기는 했어요. 반 농담이었는데, 대통령이 손녀를 데리고 2달간 미국산 쇠고기로 설렁탕 끓여서 먹으면 수입하셔도 좋다고."
3.그럼 한국경제 대안은 뭐야?
고용이 안정되어야 기술도 발전한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31234
"민주정부는 기본적으로 다수를 위해 일하기 때문에 시장에 개입하라는 겁니다. 왜냐면 시장은 1주1표이고 민주주의는 1인1표니까…. 가난한 사람이 시장에서는 부자의 1억분의 1힘 밖에 없지만 투표장에는 똑같은 힘이 있는 거란 말이죠. 그런 사람 돌봐주라고 민주주의 만든 건데, 우리나라는 불행히도 과거 독재정권이 개입주의였기때문에, 무차별적으로 개방하고 정부개입 무조건 안 하고 이러는 게 민주주의 같은 인상이 심어져 있어요.
마치 그것이 진보적인 것처럼 인상이 심어지면서 참여정부 집권 후반에 가서는 완전히 두 개가 융합이 돼 버린거죠. 처음에는 정태인 선배도 계시고 그래서 재경부 등과 긴장 관계가 어느 정도 유지됐는데, 그걸(시장개방) 막는 브레이크가 없어지니까, 그냥 그런 식으로 조합해버리면 못할 것 없거든요."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 체제라는 게 장기투자는 안하는 체제예요. 모든 걸 다 열어놓고 움직이기 좋게 만들었기 때문에 조금만 어려워도 다 빠져나가는 거거든요. 역설적으로 주주가 명목적으로 주인인데 주인의식이 제일 약합니다. 제일 빠져나가기 쉽거든요. 외국에서 우리나라 제벌 체제 싫어하는 것도 자꾸 신사업에 진출하다고 기존 산업 이익을 당장 이익 안 나는 기업에 꼴아박으니 미운 거란 말이죠.
이걸 놓고 배임이다 공격하는데, 예를 들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노키아라는 기업을 봐요. 이 회사도 사업이 문어발식 경영이었어요. 벌목·고무 장갑·전선 피복사업 하다가 1960년에 전자산업에 진출했는데 그 부서가 17년만에 흑자를 냈습니다. 그 때 핀란드 주식시장이 꽁꽁 닫혀있으니까 가능했던 거지, 지금 어느 기업이 17년 적자 낼테니 밀어달라고 누가하겠어요.
현재는 구조조적으로 단기주의로 가게 돼있거든요. 그나마 성장을 하더라도 그 과실은 다 위쪽에서 가져가고, 일반 국민들은 혜택을 볼수있는 체제가 아니란 거죠."
이 과정에서 항상 거론되는 대안모델로 스웨덴식 복지모델이다. 논란도 많았다. 노조조직률이나 세금에 대한 인지도, 나라 크기 등을 두고 현실과 맞지 않다는 반론이었다.
장하준의 반론으로 이번 대담 기사를 정리하려고 한다.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안 되는 거지. 스웨덴은 뭐 조건이 좋아서 사회적 대타협을 한 것이 아니거든요. 1920년대에서 파업이 가장 심한 나라예요. 노사 협조 전통이 없어요. 자본가들도 굉장히 조세 저항이 심해서 영국이 1842년, 조세저항이 심하다는 미국이 1913년에 소득세 도입했는데, 스웨덴은 1932년에야 처음 시작했어요.
그 나라가 옛날부터 사이좋고 자본가들이 책임감 있고 그런 것이 아니거든요. 자꾸 안된다고 생각하니까 어려운 것만 보니까 그렇죠. 사람들이 스웨덴이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 1, 인구 1000만도 안되는 나라에서 뭐 배울 수가 있느냐라고 하죠.
그러면 전 그 분들한테 그래요, 우리보다 다섯배나 큰 미국에게는 어떻게 배웁니까라고. 미국에서는 무조건 뭐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스웨덴은 우리와 규모가 달라서 못 배운다고 해요. 5분의 1도 안되는 나라에서 못 배우면, 5배나 큰 나라에서도 못 배워야죠. 이게 안 하고 싶어하니까 안 된다고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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