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생산 정점이 아닌 국수주의 정점에 직면 (1월 5일판)
석유, 생산 정점이 아닌 국수주의 정점에 직면 (1월 5일판)
(Peak nationalism )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기록을 세웠다는)자랑거리를 얻고 싶어한 뉴욕의 한 트레이더의 도움으로 유가가 사상 최초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음.
현재 유가는 2002년 초에 비해 거의 다섯배 오른 상태임.
가격의 상승이 희소성의 증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
어떤 측면에서는 이것이 사실임. 중국, 인도, 중동 지역 등 호황을 누리는 지역에서 경제의 성장과 함께 원유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해 왔음.
한편, 특히 서구의 석유회사들은 2~3년 전에 비해 석유 생산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로 인해 생산여력이 거의 없어진 상태이며, 적어도 미국에서는 원유재고가 감소하고 있어
멕시코만에 폭풍이 발생하거나 중동지역 정세에 어두운 구름이 나타날 때마다 시장에서는 동요가 일어나면서 가격이 높아지곤 해. 이번 주에는 미국의 갑작스러운 한파와 나이지리아에서의 혼란 등으로 인해 유가가 세 자릿수에 도달했음.
‘석유 정점(peak oil)’이라는 문구가 유가 상승세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님.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지구의 원유가 고갈되면서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증가해
그러나 충분한 양의 원유가 채굴되지 않는다는 것이 매장량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 명백한 가격 신호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데 대한 다른 여러 설명이 있어. 가격도 낮고 수익도 적었던 80년대와 90년대에 (석유업계는)고용과 투자를 최소 수준으로 축소했음. 굴착장치 제조업체나 지진활동 데이터 수집업체 등 여러 부수적 기업들이 문을 닫았음. 이제 석유업체들이 다시 생산을 늘리고자 하지만 필요한 인력이나 장비가 없는 상태임.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새로운 원유가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점에서나 더 다루기 힘든 형태로 발견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원유를 개발하는 데에는 더 많은 기술자와 더 복잡한 기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원유 추출의 비용이 가중돼
그러나 석유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의 종말과 석유 정점론자들의 푸념은 거리가 멀어. (오히려)가장 큰 장애물은 정치적인 것임. 한마디로 세계는 석유 정점이 아닌 국수주의의 정점에 직면하고 있어
캐나다의 끈적끈적한 원유 사암에는 거의 사우디아라비아 규모에 달하는 원유가 들어 있어. 20년간의 저투자를 만회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나 결국 대학들은 더 많은 지질학자들을 배출할 것이고 조선소들은 더 많은 해양 플랫폼을 생산할 것
에콰도르에서 카자흐스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원유 보유국 정부들이 업계의 수익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어.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로 인해 종종 민간 투자가 방해받거나 완전히 배제되곤 해. 엑손모빌과 로열더치쉘 등이 러시아ㆍ베네수엘라ㆍ이란에 더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면 세계의 원유 공급은 현저히 늘어날 것
국수주의로 인한 원유 생산 억제는 소비자나 각 정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지질학적 요인이든 정치적 요인이든 고유가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똑같이 클 것이며, 가장 좋은 대응책도 역시 똑같을 것. 정책적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유도하고 대체연료에 대한 연구를 지원해야. 보조금이나 가격 상한제 등으로 시민들을 보호하려고 하는 정부는 그럴 것이 아니라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전면적인 비용에 시민들을 노출시켜야 해
이 모든 정책은 힘들고 인기가 없을 것. 그러나 정치인들은 “가장 완고한 석유 정권일지라도 잔인한 지질학적 진실보다는 더 온순하다”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달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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