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나의 게으름

 


사진은 본문과는 별 상관없는 ^^;; 케익. 게으른 이의 생일이었다는.

난 내가 특별히 게으르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다만 조금 느리긴 하다.내 스스로는 여유라고 여기는데 남들에겐 그렇지 않은가 보다. 내 안엔 나만의 시계가 돌아가고 그 시간에 따르면 일이란 결국 해결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시계는 어쩌면 당연하듯 다른 이들의 시계와는 째깍째깍 돌아가는 속도가 틀리다. 무엇인가에 쫓기는 것을 싫어하는것도 역시 이런 느림에 큰 기여를 한다. 턱밑까지 쫓아와도 내색하진 않는다. 그건 어쩌면 약함을 보이기 싫은 것과 같다.  여유란 어쩌면 강함의 다른 표상이다. 하지만 난 강하지 못하니까 강한 척이라도 하려한다. 게으름은 결국 이런 것들이 다양하게 혼합된 양상이다. 어떤 현상을 하나로만 정의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어쨋든 난 내 게으름을 즐기게 되버렸고 그건 바쁘게 움직여야 할 때를 위한 움츠림 같은것이라고 여긴다.

그건 어떤 심리적인 방어와 같다. 반복적이고 소모적이며 단순하기만 한 일상에서 숨쉬는 방법이기도 하고 결국 내 말은 난 좀 게으르단 얘기다. 조금.


+

집으로 가는 길.




어느 길었던 토요일의 끝.





'짧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폐허  (0) 2009.11.17
David Foster Wallace on Life and Work  (0) 2009.11.17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0) 2009.11.09
Autumn Leaves  (1) 2009.11.04
Sad Obituary  (0) 2009.11.04
TAGS.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