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2009/07/09 - [지어진 것에 대한 얘기] - 포스팅의 적 생각해보면 이건 복합적인 원인들의 결과다.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습기를 한 껏 품은 공기가 학원에서 돌아오는 내 발걸음을 그냥 두지 않았다. 일주일 째 끊고 있던 담배가 왠지 모르게 끌렸다. 지금 생각하면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현관 문을 열고 들어간 아파트는 닫아둔 창문 덕분에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한낮의 기운을 내뿜었다. 창문을 열고는 개수대에 담긴 냄비를 헹궈 물을 올렸다. 아주 잠깐..잘 밤에 무슨 커피..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느새 난 두 스푼채 커피분말을 덜어내고 있었다. 설탕도 없이.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리곤 별 생각없이 어두워진 거실을 지나 침실로 가서는 머리맡 스탠드를 켰다. 한 손에는 책 한권을 들고 그때였..